20180930

2018. 9. 30. 23:06 from 짭짤한 인생





이런 곳에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. 비밀일기장이 아닌 이곳에 글을 쓰다보면

내세울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나의 내면, 드러내고 싶지 않은 우울한 속이

먼저 글로 사진으로 드러났기에. 늘 시도하다 꾸준히 못하다 반복의 연속이었다.


그러나 그것도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자.

내 안에 있는 우울을 털어내고 다시 가득 채우기 위해 빛을 찾아 떠나는 길,

이 공간은 나를 위한 공간이니 어디 한 번 솔직해져볼까. 그리고 꾸준히 해보는 거야.



사진은 한여름 초현실적인 더위에도 묵묵히 익어준 토마토.




얼떨결에 시작한 농사가 삶의 즐거움이 되고 버팀목이 되고 명상이 되고 깨달음이 되기까지

티나지 않는 티끌같은 정성과 덧없이 흐른 것 같았던 시간이 있었다.


시간이 덧없이 흐른다는 건 가끔씩 심장을 찌르는 듯한 불안함으로 다가오곤 한다. 나만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.

시간과 돈의 흐름에서 낙오되어 물질적 풍요를 누리지 못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, 

그리고 남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오는 허무함.


그러나 뒤돌아보면 그 모든 시간과 순간들이 나를 만들었기에,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시간, 순간,

지금 현재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, 집중하는 것, 내가 지금 존재하는 시공간이 만나는 점에서 

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오직 행동하는 것.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, 오직 그것만이 

'내가 지금 잘 하고 있고 앞으로 삶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' 믿음의 거름이 되어준다.



9월의 마지막날, 그 끝자락 속에서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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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ssyoungii :